Search

[덕화만발'德華滿發']수탉의 알

지혜 '대소유무의 이치와 시비이해의 일을 밝게 아는 힘"

- 작게+ 크게

덕산
기사입력 2020-07-17

덕산 김덕권(前 원불교 청운회장·문인협회장, 카페 '덕화만발 http://cafe.daum.net/duksan725' 운영)

 

지혜(智慧)란 무엇일까요? 사물의 이치나 상황을 제대로 깨닫고 그것에 현명하게 대처할 방도를 생각해 내는 정신의 능력을 말합니다. 이 지혜를 불교에서는 미혹(迷惑)을 끊고 부처의 진정한 깨달음을 얻는 힘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원불교에서 말하는 지혜란 ‘사리연구’ 공부를 통해서 얻게 되는 마음의 힘이라고 말합니다. 즉, 대소유무의 이치와 시비이해의 일을 밝게 아는 힘을 말하지요.

 

고대 중국을 통일한 진나라의 진시황(秦始皇)은 죽음이 두려운 나머지 어느 날 감무 대신을 불러 무리한 요구를 했습니다. “불로장생의 명약이라 불리는 ‘수탉이 낳은 알’을 가져오너라!” 집으로 돌아온 감무는 시름에 빠진 채 한숨만 내쉬었습니다. 그때 어린 손자 감라가 할아버지 곁에 다가왔습니다.

 

“할아버지 무슨 걱정이라도 있으세요?” 그러자 감무는 손자에게 말했습니다. “폐하께서 수탉이 낳은 알을 가져오라고 하시는구나.” 그 말을 들은 손자는 한참 생각하더니 말했지요. “할아버지 걱정하지 마세요! 제게 좋은 생각이 있어요. 사흘 뒤에 저와 함께 궁으로 가주세요.”

 

평소 손자가 재치 있는 말과 영특한 생각으로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한 적이 여러 번 있었기에 감무는 알겠다고 대답했습니다. 사흘 뒤 할아버지와 함께 궁 앞에 도착한 손자 감라는 할아버지에게 혼자 들어갈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이윽고 진시황 앞으로 간 감라가 말했습니다.

 

“폐하, 저는 감무 대신의 손자 감라 라고 합니다.” 진시황은 어린 감라를 보며 말했습니다. “그런데 왜 혼자 왔느냐?” 감라는 진시황에게 다시 말했습니다. “네. 할아버지가 지금 아기를 낳고 있어서 저 혼자 왔습니다.” 그 말을 들은 진시황은 터무니없는 대답에 기가 차서 말했습니다.

 

“뭐라고? 남자가 어떻게 아기를 낳는단 말이냐? 어디 황제 앞에서 거짓말을 하려 하느냐!” 감라가 대답했습니다. “수탉도 알을 낳는데 남자라고 왜 아기를 낳지 못하겠습니까?” 그 말을 들은 진시황은 그제야 감무에게 한 명령이 생각이 났습니다. 진시황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감무를 불러 사과했습니다.

 

어떻습니까? 마음의 본말을 알고, 마음 닦는 법을 알고, 마음 쓰는 법을 잘 아는 것이 모든 지혜 중에 제일 근본 되는 지혜가 됩니다. 자신이 어리석은 줄을 알면,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지혜를 얻을 것이요, 자기가 지혜 있는 줄만 알고 없는 것을 발견하지 못하면, 지혜 있는 사람이라도 점점 어리석은 데로 떨어지게 마련입니다.

 

그럼 지혜 있는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첫째, 배우기를 좋아해야 합니다.

부지런함은 만복의 근원이 되고, 배우기를 좋아함은 큰 지혜의 바탕이 됩니다. 그 배움에 세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밖으로 모든 학문을 듣고 배워 알아 감이요, 둘은 안으로 연마하고 궁구(窮究)하여 자각으로 지견을 기르는 것이며, 셋은 배우고 깨친 바를 실지에 베풀어서 지행이 일치하게 하는 것입니다.

 

둘째, 사리연구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합니다.

사(事)라 함은 인간의 ‘시·비·이·해(是非利害)’를 이름입니다. 그리고 이(理)라 함은 곧 천조(天造)의 대소 유무(大小有無)를 이름이지요. 또한 대(大)라 함은 우주 만유의 본체를 이름이요, 소(小)라 함은 만상이 형형색색으로 구별되어 있음을 이름이며, 유무라 함은 천지의 춘·하·추·동 사시 순환과, 풍·운·우·로·상·설(風雲雨露霜雪)과 만물의 생·로·병·사와, 흥·망·성·쇠의 변태(變態)를 이름 합니다. 또 연구라 함은 사리를 연마하고 궁구함을 이름이지요.

 

셋째, 정(定) 공부를 많이 하는 것입니다.

큰 지혜를 얻으려 하면 큰 정에 들어야 합니다. 마음 놓는 공부와 잡는 공부를 아울러 단련하여 숨 들이 쉬고 내 쉬는 것 같이 놓기도 자유로 하고 잡기도 자유로 할 수 있어야 원만한 공부를 성취하고 큰 지혜를 얻는 것입니다.

 

넷째, 정공부의 방법입니다.

정공부의 길로는 염불과 좌선(坐禪)이 대표적입니다. 그 외에 기도, 독경(讀經)도 훌륭한 정공부이지요. 어쨌든 무슨 일이나 마음이 한 곳에 일정하여 끌리는 바 없으면 다 정 공부가 되는 것입니다.

 

다섯째, 지혜가 어두워지는 조건이 있습니다.

범상한 사람에게는 무슨 일에나 지혜 어두워지게 하는 두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하나는 욕심에 끌려 구하므로 중도를 잃어서 그 지혜가 어두워지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자기의 소질 있는 데에만 치우쳐 집착되므로 다른 데에는 어두워지는 것이지요.

 

그렇습니다. 일을 당하여 지혜로운 사람은 당황하지 않고, 어진 사람은 근심하지 않으며, 용기 있는 사람은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우리도 이 삼학공부(三學工夫)로 큰 지혜를 얻어 보면 얼마나 좋을 까요!

 

단기 4353년, 불기 2564년, 서기 2020년, 원기 105년 7월 17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band naver URL복사
URL 복사
x
  • 위에의 URL을 누르면 복사하실수 있습니다.

PC버전

Copyright ⓒ 나눔일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