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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화만발'德華滿發']후회 없는 삶

늙는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받아야 할 인생의 한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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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
기사입력 2020-07-14

덕산 김덕권(前 원불교 청운회장·문인협회장, 카페 '덕화만발 http://cafe.daum.net/duksan725' 운영)

 

어제 7월 13일,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장례와 고 백선엽 장군의 사후평가가 엇갈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장례를 치르자마자 , 두 사람의 공과(功過)가 숱한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두 사람의 죽음을 보면서 우리도 후회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지 않은지 한 번 되돌아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나이 먹는다는 걸 받아들여야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받아들이지 못하고 인생을 후회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것 같네요. 나이 든다는 것은 대부분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의미로 다가옵니다.

 

영화 <수상한 그녀>를 보면, ‘노인’ 하면 연상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학생들이 이렇게 답합니다. ‘주름’ ‘검버섯’ ‘냄새 난다’ ‘뻔뻔하다’ ‘느리다’ ‘답답하다’ ‘눈치 없다’ 등 부정적인 말만 꺼내놓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런가 하면 “난 죽는 것은 무섭지 않은데, 늙는 건 무서워” 같은 이야기들도 주변에서 흔히 들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늙는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받아야 할 인생의 한 과정입니다. 법륜 스님은 <나이 듦의 장점>이라는 글에서, 나이가 들면서 “홀가분하게 살 수 있고” “보지 못했던 아름다움도 느낄 수 있고” “앞날을 예측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게 된다며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시켰습니다. 삶의 목표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후회 없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이지요.

 

서양 연극 중에 생명이 15분밖에 남지 않은 한 젊은이를 주인공으로 한 ‘단지 15분’이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주인공은 어려서부터 총명했습니다. 뛰어난 성적으로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논문 심사에서도 극찬을 받았습니다. 이제 학위 받을 날짜만 기다리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의 앞날은 장밋빛 그 자체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정밀 검사 결과 청천벽력 같은 진단이 떨어졌습니다. 시한부 인생이라는 것입니다. 그 것도 남은 시간은 단지 15분, 그는 망연자실했습니다. 이 모든 상황이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그렇게 5분이 지나갔습니다. 이제 남아 있는 인생은 10분이었습니다.

 

이 때, 그가 누워 있는 병실에 한 통의 전보가 날아들었습니다. 『억만장자였던 당신 삼촌이 방금 돌아 가셨습니다. 그의 재산을 상속할 사람은 당신뿐이니 속히 상속 절차를 밟아 주십시오.』 그러나 죽음을 앞둔 그에게 재산은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운명의 시간은 또 다시 줄어 들었습니다.

 

그때 또 하나의 전보가 도착 했습니다. 『당신의 박사 학위 논문이 올 해의 최우수 논문상을 받게 된 것을 알려드립니다. 축하합니다.』 이 축하 전보도 그에게는 아무 위안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절망에 빠진 그에게 또 하나의 전보가 날아 왔습니다.

 

그토록 애타게 기다리던 연인으로부터 온 결혼 승낙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전보들도 그의 시계를 멈추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마침내 15분이 다 지나고 그는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그렇게도 귀하고 소중한 것들, 억만장자의 재산도, 최우수 박사 학위 논문상도, 사랑하는 연인의 결혼 승낙도 죽음 앞에서는 아무 소용없는 것이 되고 말았으니 너무도 안타까울 뿐입니다.

 

이 연극은 한 인간의 삶을 15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응축한 것을 보여준 것입니다. 이 청년의 삶은 바로 우리 모두의 삶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젊은 시절의 꿈을 좇아 정신없이 달리다 보면 어느 검은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해 집니다. 그리고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을 즈음이면,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지요.

 

그때 가서 인생을 후회한들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루시 세네카는 말했습니다. “인간은 항상 시간이 모자란다고 불평을 하면서도, 마치 시간이 무한정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라고 말입니다. 많은 사람이 죽을 때 후회하는 것이 있습니다.

 

첫째는 베풀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이고, 둘째는 참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이며, 셋째는 좀 더 행복하게 살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라고 합니다. 남은 시간 동안 후회 없는 삶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육신의 발자취는 땅에 남고, 마음이 발한 자취는 허공에 도장 찍히며, 사람의 일생 자취는 끼쳐 둔 공덕으로 세상에 남는다.」고 정산(鼎山) 종사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많이 베풀고, 좋은 인연 맺은 사람들과 서로 사랑하고, 즐겁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서원일심(誓願一心)>과 <청정일넘(淸淨一念)>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서원일심이란 영생을 걸려서라도 부처를 이루겠다는 서원을 세우는 것입니다. 그리고 청정일념이란 삿된 생각과 행동을 하지 않고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들이 남은 시간을 후회 없이 보람 있게 사는 비결이 아닐 까요!

 

단기 4353년, 불기 2564년, 서기 2020년, 원기 105년 7월 14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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