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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화만발'德華滿發']이리복검

"칼을 물고 몸을 던져 자신의 죄과를 뉘우친 법관의 서릿발 기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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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
기사입력 2019-04-12

덕산 김덕권(前 원불교 청운회장·문인협회장, 카페 '덕화만발 http://cafe.daum.net/duksan725' 운영)

 

이리복검(李離伏劍)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마천(司馬遷 : BC 145?~BC 86?)의《사기(史記)》<순리열전(順吏列傳)>에 나오는 이야기이지요. 옛날 ​진(晉)나라의 사법관 이리(李離)라는 인물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자신이 십여 년 전에 판결한 재판 기록을 보다가 누군가의 거짓말을 듣고 무고한 사람에게 사형을 판결하여 그 사람을 죽게 한 것을 알아냈습니다. 이른바 사법부에 의한 살인을 저지른 셈이지요. 그러자 ‘이리’는 양심의 가책을 받아 자신을 옥에 가두게 하고 스스로에게 사형 판결을 내립니다.


당시 통치자였던 진문공(晉文公)이 이 이야기를 듣고는 그건 이리의 잘못이 아니라 이리 밑에 있는 실무를 담당한 부하의 잘못 이니 자책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이에 이리는 이렇게 말합니다.

 

“신은 담당 부서의 장관으로서 아랫사람에게 직위를 양보하지 않았고, 많은 녹봉을 받으면서 부하들에게 이익을 나누어 주지도 않았습니다. 판결을 잘못 내려 사람을 죽여 놓고 그 죄를 부하들에게 떠넘긴다는 것은 말도 안 됩니다.”

 

문공은 “그런 논리라면 너를 사법관으로 기용한 나한테도 죄가 있는 것 아니냐?” 그리고 이리를 용서했지만 이리는 또 이렇게 말합니다. “사법관에게는 법도가 있습니다. 법을 잘못 적용하면 자신이 그 벌을 받아야 하고, 잘못 판단하여 남을 죽이면 자신이 죽어야 한다고 법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임금께서는 신이 이러한 법을 공정하게 집행할 것으로 믿고 사법관으로 삼으신 것 아닙니까? 그런데 거짓말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고 억울한 사람을 죽였으니 그 죄는 사형에 해당합니다.”

 

그리고는 옆에 있는 호위병의 칼에 엎어져 스스로 자결하여 사형을 대신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리복검’이란 고사성어가 생긴 것입니다. 이것이 재판관의 자세 아닌가요? 양승태 사법농단에 관한 재판이 지금 진행되고 있습니다. 과거 재판거래 관련해서 많은 국민들이 분노를 하고 있지요.

 

하지만 이 사건의 실체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법률 용어나 재판 관련 내용들이 일반인들에게는 낯설고 익숙하지 않습니다. 방송이나 신문에서 나오고 있는 보도로는 대중이 자세한 내막을 잘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왜 박근혜 정부의 법적 필요를 충족시켜주면서 까지 비위를 맞추려 했을까요? 드러난 이유는 ‘상고법원’이라는 새로운 법원 설립과 법원 관계자들의 해외연수 확대 등의 특권을 강화하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상고법원’은 상고심 재판 중에서 사건의 중요도 등에 따라 단순한 사건을 처리하는 기관으로 대법원 아래 하나의 법원을 더 열어 업무 과중을 줄이겠다는 표면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속내는 그 안에서 판사나 재판장들의 인사 적체 해소와 대법원장 본인의 권력 강화가 진짜 이유인지도 모릅니다.

 
즉, 양승태 대법원장은 법원의 역할과 기능을 더욱 확대하여 대법원장의 권력을 강화하고 공고히 하여 미연방대법원처럼 대법원이 법률판단, 헌법판단을 모두 독점하는 것을 목적으로 정치권과 연계하여 재판을 거래하고 사법부의 근간을 흔드는 농단을 저질렀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럼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의 사법농단 혐의에는 어떤 것이 있었을까요?

 

1. KTX 승무원 사건 파기환송

2. 쌍용차 정리해고 사건 파기환송

3. 전교조 법외노조 판결 파기환송

4. 일제 강제 징역 노동자 및 일본 전범기업 상대 소송 파기 환송

5. 위안부 일본 정부 상대 소송 각하 또는 기각 방침

 

6. 통합 진보당 사건 개입

7. 법원 내 진보 판사 개인 사찰 및 인사 불이익

8. 정운호 게이트 사건 개입

9. 법원 내 허위 예산 편성, 조성 등입니다.

 

일반 국민이 자의든, 타의든 법원에서 재판을 받으려면 장기간 대기는 물론이고, 개인 사정은 전혀 봐주지 않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일반인의 경우 재판편의는 어림도 없는 말이지요. 하지만 정치권력과 사법 권력이 손을 잡으면서 정치권의 권력자들은 ‘법 앞에 모든 국민은 평등하다.’라는 헌법의 기본원리 부터 깡그리 무시했습니다. 또한 그들의 이익을 위해 과정과 절차도 무시한 채 말도 안 되는 특권과 이권을 챙긴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보다 아니 오히려 훨씬 나쁜 영향을 미쳤을 사법농단을 어찌하면 좋을까요? 이 사건의 주도자들이 아직도 처벌받지 않고 법원의 보호아래 무마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사법권의 독립보다 더 중요한 공정성과 객관성은 어떻게 보장받을 수 있을 런지 우리네 서민은 진정 울고 싶을 뿐입니다.

 

사법부뿐이 아닙니다. 사법의 양대 축이라 할 수 있는 검찰 역시 멍들긴 마찬 가지입니다. 김학의 사건을 보면 혐의가 명백해 보이는데도 두 번이나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사법 농단을 저지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비롯한 법관들이 뻔뻔스럽게도 거의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아마 그들은 <이리복검>의 고사도 모르는 모양입니다. 칼을 물고 몸을 던져 자신의 죄과를 뉘우친 법관의 그런 서릿발 같은 기개는 어디로 갔는가요? 그들이 죄를 뉘우치고 이 땅에 사법개혁은 과연 언제쯤 이뤄질까요? 대한민국 최고의 수재, 천재들이 대부분인 우리 법관들이 도덕공부에도 그리 애를 써 준다면 사법정의는 반드시 이루어 질 것이 아닌지요!

 

단기 4352년, 불기 2563년, 서기 2019년, 원기 104년 3월 12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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