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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화만발'德華滿發']그냥 좋은 사람

'그냥 따스하게 정이 흐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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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
기사입력 2019-01-23

덕산 김덕권(前 원불교 청운회장·문인협회장, 카페 '덕화만발 http://cafe.daum.net/duksan725' 운영)

 

우리말에 ‘그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냥은 어떠한 작용을 가하지 않거나 상태의 변화 없이 있는 그대로라는 뜻이지요. 사람이 사는 뜻이 ‘사람과의 만남’에 있다는 것을, 나이를 먹어가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하게 됩니다. ‘그냥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은 어떤 것보다 행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한 사람의 운명을 결정짓는 일대 ‘사건’이 되기 때문이지요. 인생이 만나고 헤어지는 관계에서 비롯되어 얽히고설키고 하는 것이라면, 만남이란 인생 전체의 무게와 같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그냥 좋은 사람을 만나는 일은 단순히 행운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수백, 수 천생의 인연(因緣)의 결과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냥 좋은 사람, 그 중에도 한평생 서로를 높여주고, 서로에게 디딤돌이 되기도 하고, 버팀목이 되어주기도 하는 사람이라면 일생의 도반(道伴)이고 동지(同志)일 것입니다. 사람이 서로 사귐에 있어 가장 바람직한 사이는 어떤 것일까요? 아마 그것은 도반(道伴)과 동지(同志)의 관계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도반이란 함께 불도(佛道)를 수행하는 벗으로서, 도(道)로써 사귄 친구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불도란 깨달음을 의미하는 구도의 길로서 즉, 도반은 깨달음을 목적으로 같은 도를 수행하는 동지를 가리킵니다. 우리가 아무리 불도가 좋다 하더라도 스승과 수행하기에 적절한 도량, 함께 수도하는 좋은 도반의 세 가지 요소기 없다면 얼마나 삭막할까요?

 

“좋은 도반을 만났다는 것은 공부의 모든 것을 이룬 것과 같다.”는 부처님의 말씀처럼 수행하는 이에게 도반은 더없이 소중합니다. 도반은 단순히 기쁨과 슬픔, 즐거움과 고통을 함께 나누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깨달음이라는 공동의 목적을 추구하고 함께 실천해야 합니다. 부처님께서도 끊임없이 도반과 대화를 나누며 일깨워주기를 게을리 하지 말라고 당부하셨습니다.

 
그리고 동지(同志)는 파란고해(波瀾苦海)가 끊일 새 없이 일어나는 속세에서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동지는 굳은 신념과 함께 목적을 이룰 때까지 모든 잡스런 생각이 없어야하고 물론 배신이나 탐욕과 같은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됩니다. 이와 같이 정신세계에서는 도반이 필요하고 속세에서는 동지가 반드시 있어야 삶의 활력을 되찾게 되는 것입니다.

 

동지는 이해관계가 개입돼서는 안 됩니다. 불의(不義)한 자들끼리의 만남을 동지라고 하지 않습니다. 동지는 정의를 기반으로 하고, 그 정의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있어야 하며, 동지들은 이 용기를 부추겨 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도반과 동지가 되려면 서로 지키는 바가 있어야 합니다.

 

첫째, 몰래 험담하지 않는 것입니다.

험담하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관계는 끝장납니다. 험담은 소문을 낳고 삽시간에 주변으로 퍼져나가는 법이지요.

 

둘째, 무의미한 논쟁은 하지 않습니다.

진실한 도반과 동지는 어떤 주제에 대해 자신의 의견에 동의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있는 그대로 그 의견을 존중하려고 노력합니다.

 

셋째, 말을 끊지 않습니다.

도반과 동지들하고 대화할 때 유독 말을 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편한 마음에 무심코 튀어나오는 행동일지 몰라도 당하는 상대방은 상당히 기분이 나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넷째, 난처한 상황에 처하도록 두지 않는 것입니다.

진실한 도반과 동지는 서로 난처한 상황에 처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습니다. 아주 오래전 망년회 석상에서 음치인 저보고 노래를 부르라고 해 한곡 부르다가 골목을 잊어버렸습니다. 당황하고 있는 순간 한 도반이 튀어나와 거들어주어 위기를 모면한 생각이 납니다.

 

다섯째, 성공을 질투하지 않습니다.

진실한 도반과 동지는 성공을 질투하는 것에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얼마나 쓸모없는 짓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여섯째, 판단을 수정하려 하지 않습니다.

도반과 동지는 어떤 점을 ‘고치려고’ 하는 일이 얼마나 바보 같은 일인지 알고 있습니다. 단점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더욱 나은 삶을 찾아가는 것이지요.

 

일곱째, 바라는 바가 없어야 합니다.

관계는 어려움을 겪을 때 확연히 드러납니다. 힘들 시기일수록 등 돌리지 않고, 할 수 있는 한 성의껏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며, 결코 보상을 바라지 않는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이 일곱 가지만 잘 지켜도 최소한 도반과 동지 사이에는 그냥 좋은 사이가 되는 것입니다. 도반과 동지 사이에 그 사람을 가까이 하면 까라지던 공부심도 일어나고, 없던 사업심도 생겨나며, 의혹이나 원망심도 사라지게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러한 사람은 곧 그 마음이 살아 있는 사람이고 그냥 좋은 사람인 것입니다.

 
나훈아의 노래 중에 <난 그냥 네가 좋아>라는 곡이 있습니다.

 

「난 그냥 네가 왠지 좋아/ 이유도 없이 그냥 좋아/ 난 너를 사랑하고 싶어/ 사랑에 빠지고 싶어/ 사랑은 이런 건가봐/ 가슴이 저려 오네요./ 그리움이 이런 건가봐/ 자꾸만 눈물이 나요. -하략-」

 

그냥이라는 말은 어떠한 목적도 없고. 무엇을 위해서라는 까닭도 없습니다. 때로는 즉흥적이기도 하고. 때로는 여유롭기도 합니다. 그리고 허물없고 단순하기 까지 하고. 또한 따뜻하고 정이 흐릅니다. 저는 우리 덕화만발 가족이 <덕산재(德山齋)>를 찾아오거나 <덕인회> <덕화아카데미> 모임에서 만나면 아주 그냥 좋습니다. 이처럼 그냥 따스하게 정이 흐르는 우리 도반 동지들이 얼마나 좋은 가요!


단기 4352년, 불기 2563년, 서기 2019년, 원기 104년 1월 23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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