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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화만발'德華滿發']신의(信義), 군자와 소인

"경륜통우주(經綸通宇宙) 신의관고금(信義貫古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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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
기사입력 2019-01-16

덕산 김덕권(前 원불교 청운회장·문인협회장, 카페 '덕화만발 http://cafe.daum.net/duksan725' 운영)

 

신의(信義)란 무엇인가요? 믿음(信)과 의리(義)를 말합니다. 그런데 조그마한 이해에도 신의를 헌신짝처럼 버리는 세태는 참으로 서글프지요. 소인인지 대인인지 아는 방법은 작은 이익을 주어보는 것이랍니다. 신의를 버린다는 것은 후일 그보다 엄청난 불이익을 당하는 것임을 어찌 사람들이 모르는지요?

 

《명심보감(明心寶鑑)》<성심편(省心篇)> 상(上) ‘마음을 살펴라’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천불생무록지인(天不生無祿之人) 지부장무명지초(地不長無名之草)

-하늘은 복록(福祿)이 없는 사람을 낳지 않고, 땅은 이름이 없는 풀을 기르지 않는다.-

 

다시 말해 하늘은 복록이 없는 사람을 낳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부모에게 효도하고, 사람에게 공손하며 정성을 다하고, 스스로 삼가며, 자신이 부여받은 일은 민첩하게 힘쓰고, 게으르지 않고, 교만하거나 오만하지 않으면 저절로 복록이 따라와 부귀를 누리게 되고 온전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사람의 성품과 재능과 지혜는 군자(君子)와 소인(小人)이 다르지 않고 똑같다고 했습니다. 다시 말해 하늘은 본래 군자와 소인을 구분해 사람을 낳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왜 어떤 사람은 군자가 되고 어떤 사람은 소인이 될까요? 그 차이에 대해 순자(荀子)는 각자가 살아가면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군자가 되기도 하고 소인이 되기도 한다면서 사람이 군자와 소인으로 나뉘는 이유를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군자는 스스로 신의(信義)를 갖추고서 다른 사람이 자신을 믿어 주기를 기다리고, 스스로 충성(忠誠)을 갖추고서 다른 사람들이 자신과 친밀해지기를 기다리며, 자신을 갈고 닦으며 바른 언행을 갖추고서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선(善)하다고 봐주기를 기다린다.

 

반면 소인은 스스로 헛되고 망령된 말을 지껄이면서 다른 사람이 자신을 믿어주기를 바라고, 남을 속이는 일에 힘을 쏟으면서 다른 사람이 자신과 친근해지기를 바라며, 짐승이나 다름없는 언행을 거리낌 없이 하고 다니면서 다른 사람이 자신을 선(善)하다고 봐주기를 기다린다.」

 

즉, 하늘은 왜 다른 사람에게는 고귀한 직분과 많은 복록을 주면서 나에게는 비천한 직분과 적은 복록을 줄까 하면서 하늘을 비난하거나 원망할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스스로 하늘이 준 자신의 성품과 재능, 지혜를 갈고 닦으면 저절로 고귀한 직분과 많은 녹봉을 받게 된다는 말이지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신의는 사람의 됨됨이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입니다. 그리고 좋은 인간관계를 위한 기본 덕목이지요. 신의의 시작은 자기 자신에서 비롯됩니다. 또한 다른 사람과 약속을 하고 그것을 지키려고 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마음을 지켜야 합니다. 그것이 자신이 처음 먹었던 순수한 마음을 지키는 것입니다.

 

진정한 신의는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킬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정말로 힘든 상황에서도 신의를 지키는 사람을 우리는 존경하고 아낍니다. 우리가 종종 신의를 잃어버리는 까닭은 이기적인 욕망 때문입니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국 중 하나가 스위스입니다. 그러나 예전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었지요. 국토의 대부분이 산으로 둘러 싸여 있고 끊임없는 가난이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발달한 산업이 군인 수출, 즉 용병산업(傭兵産業)이었습니다.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많은 남성들이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해외로 나가 싸웠던 것입니다.

 

오래 전에 가 본 스위스 루체른에 ‘빈사의 사자 상’ 이라는 세계적인 조각상이 있습니다. 프랑스 혁명 당시 루이 16세와 왕비 마리 앙뚜와네뜨 일가를 보호하다 전멸한 786명의 스위스 용병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목적으로 덴마크의 투르발센이 조각한 것이지요.

 

미국의 문호 마크 트웨인은 ‘빈사의 사자 상’ 을 보고 ‘너무 슬프고 가슴 아픈 돌덩어리’ 라고까지 말했다고 합니다. 이들은 자신들을 고용했던 루이 16세를 위해 프랑스 시민군에 맞서서 목숨을 바쳤습니다. 프랑스 시민군이 그냥 도망갈 것을 권했을 때 “우리가 살기 위해 도망간다면, 후세에 누가 우리 스위스 인들에게 용병 일을 맡길 것인가?”라며 목숨을 건 전투를 마다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실제로 예전 유럽 사람들에게 스위스 용병은 공포의 상징이었습니다. 우는 아이도 스위스 용병이라는 말만 듣고 울음을 그쳤다고 합니다. 또한 그 전통이 이어져 현재도 바티칸 국의 교황청을 지키는 군인들도 스위스 용병들이지요. 이런 스위스 용병들의 용맹함은 나라를 지키는 근본이 되었으며 극한 상황에서 신의를 지키는 모습은 현재까지 신뢰를 바탕으로 한 스위스의 각종 비즈니스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신의를 지켜야 할 상황에서 주저하게 됩니다. 특히 극한 상황에서 그런 것이 나에게 도움이 될까 생각을 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아주 근시안적인 생각인 것입니다. 말 그대로 우리는 기나긴 인생을 살게 됩니다. 때로는 내 후손들이 나의 명성을 이어받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신의에 어긋나는 일에 대해 당장의 이해에 의해 쉽게 결정할 수 있을까요? 스위스 국민들은 지독한 가난 때문에 용병이라는 슬픈 비즈니스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가난했어도 절대 자신을 고용한 사람들에 대해 신의를 저버리는 일은 없었습니다. 심지어 자신을 고용한 왕이 시민들에 의해 죽음을 당할 때도 끝까지 최후를 함께 했습니다.

 

이것은 훗날 스위스라는 나라에게 큰 힘을 가져다주었습니다. 믿고 맡길 수 있다는 이미지를 주위 사람들에게 확실히 심어준 것이지요. 내가 죽을지언정 신의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것이 바로 대인(大人)의 심법입니다.

 

「경륜통우주(經綸通宇宙) 신의관고금(信義貫古今)」‘경륜은 우주에 통하고, 신의는 고금을 일관하는 것’입니다. 경륜이란 발원(發願)이요 계획입니다. 그리고 신의란 신념과 의리입니다. 우리 고금을 일관하는 신의로 무장한 덕화만발 가족이 되면 얼마나 좋을 까요!


단기 4352년, 불기 2563년, 서기 2019년, 원기 104년 1월 16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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