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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화만발'德華滿發']갑 질 문화, ‘비겁함’의 표출

세계 인권선언 제 1조, "모든 사람은 자유로운 존재로 태어났고 똑같은 존엄과 권리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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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
기사입력 2018-12-21

덕산 김덕권(前 원불교 청운회장·문인협회장, 카페 '덕화만발 http://cafe.daum.net/duksan725' 운영)

 

‘갑 질’은 원래 계약서상에서 계약 당사자를 순서대로 지칭하는 갑(甲), 을(乙)이라는 법률 용어에서 나온 말입니다. 갑과 을의 실제 의미 자체에는 우열이나 상하 종속의 관계를 지칭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그 ‘갑 질’이 유독 상하관계나 주종관계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즉, 권력의 우위에 있는 ‘갑’이 약자인 ‘을’에게 가하는 횡포에 대해 특정 행동을 폄하해 이르는 ‘~질’이라는 접미사를 붙여 갑 질이 탄생됐다고 하네요.

 
교수 지위를 이용한 갑 질, 군대 선후임간, 육군 대장과 공관병간, 영화감독과 여배우간, 직장 상사와 부하 간, 고객과 판매원⦁승무원 같은 서비스⦁감정 노동자간, 그리고 최근에는 택배기사와 아파트 주민들 사이의 문제에도 갑 질 논란이 일었습니다. 특히 재벌가의 갑 질이 폭로되면 많은 분들이 분노하고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곤 합니다.

 

<세계 인권선언 제 1조>를 보면, 모든 사람은 자유로운 존재로 태어났고, 똑같은 존엄과 권리를 가진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갑 질 문화는 통일 신라⦁고려 시대의 천민 집단 마을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특히 고려 시대에는 ‘부곡’이라는 특수 지방 행정 단위를 만들어 천민들을 목축⦁수공업 등에 종사케 하였으며, 양민들과는 한곳에 살지 못하도록 한 때부터 ‘갑 질 문화’가 생긴 것 같습니다.

 
조선(朝鮮)에 들어와서도 이 ‘갑 질 문화’는 계속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반상제도는 물론 조선시대 3대 철학 논쟁인 이황(李滉)과 기대승(奇大升)이 전개한 사단칠정(四端七情) 논쟁입니다. ‘리(理)’와 ‘기氣)’를 어떻게 연관해 파악할 것인가를 두고 조선 최고의 철학자들이 양분해 치열한 싸움을 벌인 것입니다.

 

또 하나 조선을 뜨겁게 달군 철학 논쟁이 있었습니다. 바로 ‘호락(湖洛) 논쟁’입니다. ‘호(湖)’는 충청지방 노론(老論), ‘락(洛)’은 서울지역 노론을 말하는데, 두 지역 학자가 벌인 철학 논쟁을 일컫는 말입니다. 이들은 ‘마음(心)’의 정체가 무엇이며, 인성(人性)과 물성(物性)이 어떻게 같고 다른지 논쟁했습니다. 또한 성인(聖人)과 범인(凡人)의 차이를 둘러싸고 논의를 거듭하기도 했지요.

 
이런 차별의 ‘갑 질 문화’를 잘 표현한 말이 있습니다. 얼마 전 tv_n에서 방영한 ‘미스터 션샤인’ 의 남 주인공 유진초이(이병현 粉)가 여주인공 고애신(김태리 분)에게 퍼붓는 질문이지요. “귀하가 구하려는 조선에는 누가 사는 거요? 백정은 살 수 있소? 노비도 살 수 있소?” 질문의 상대는 양반 집안의 딸로서 조선을 구하고자 의병활동에 뛰어든 여주인공 고애신이였습니다.

 

유진초이는 조선에서 노비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그의 가족은 사람대접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는 상전이 자신의 부모를 때려죽이는 모습을 뒤로하고 조선을 탈출했습니다. 그 후 우여곡절 끝에 미군 해병대 장교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고애신이 몸을 던져 구하려는 조선이란 나라에 유진초이가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것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조선은 누구의 나라인가? 노비는?” 조선은 백정이나 노비가 사람대접을 받지 못하는 사회였습니다. 왜 이들은 사람대접을 받지 못했을까요? 조선에서의 이와 관련한 논쟁이 바로 이 ‘호락(湖洛)논쟁’이었습니다. 어쩌면 이 ‘호락논쟁’은 우리나라의 지역차별, 계층차별의 ‘갑 질 문화’로 정착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이런 차별은 사회생활 속에서 인종, 민족, 생활양식, 국적, 성별, 언어, 종교, 사상, 재능 등을 희생으로 이루어져 왔습니다.

 

어쨌든 갑 질 문화는 사라져야합니다. 그럼 우리 국민이 갑 질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첫째, 자신을 낮추는 자세입니다.

겸손은 우리를 한발 뒤로 물러설 수 있게 해 줍니다. 겸허한 마음으로 헌신하는 것은 자신을 넘어 성장하고, 더 크고 유익한 가치 있는 한 부분이라는 만족감을 가지게 도와줍니다.

 

둘째, 다른 사람을 돕는 자세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처한 문제나 어려움을 더 먼저 챙기는 마음을 갖는 것입니다. 남을 돕는 일을 통해 우리는 일의 가치를 경험합니다.


셋째, 배려하는 자세입니다.

다른 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주고, 친절하게 인사를 건네고, 다른 사람을 사려 깊게 배려할 줄 아는 예의를 갖추는 것이지요.


넷째, 존중하는 자세입니다.

타인의 다름을 수용하고 인정하는 너그러움과 여유로움을 갖는 것입니다.


다섯째, 환영하는 자세입니다.

정성어린 접대는 신성한 미덕입니다. 환대의 미덕을 보임으로써 서로 지켜주고 보호받는 기분을 누릴 수 있습니다.

 

여섯째, 슬픔을 나누는 자세입니다.

동정과 연민은 다른 사람들의 내적 상태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우리의 마음을 열어줍니다. 서로의 세계에 관심을 가지고 존중하는 삶은 내적인 풍요로움을 가져다주지요.

 
일곱째, 긍정적으로 보는 자세입니다.

다른 사람을 좋게 바라봐주는 마음에는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계속 중요하고 올바른 사람으로 보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깃들어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이 일곱 가지 '갑 질을 없애는 방법'이요? 그러나 더 근본적으로 갑 질을 없애는 방법은 내 스스로가 갑 질을 행하는 자이고, 그 피해자는 어쩌면 내가 가장 사랑하는 대상이며, 그 사랑하는 사람이 내 갑 질로 인해 평생 동안 마음의 상처를 품고 살지도 모른다는 경각심을 갖고 사는 것이 아닐까요?

 

갑 질은 ‘비겁함’이 외적으로 표출되는 현상입니다. 그러므로 갑 질은 가장 흔히 벌어지는 가장 파렴치한 죄악일 것입니다. 더 이상 우리 사회에서 갑 질 문화가 사라지면 얼마나 좋을 까요!

 

단기 4351년, 불기 2562년, 서기 2018년, 원기 103년 12월 21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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