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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화만발'德華滿發']사립유치원의 '공금유용'

"교육기관의 도덕적 책무를 저버렸다는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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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 김덕권
기사입력 2018-10-23

덕산 김덕권(前 원불교 청운회장·문인협회장, 카페 '덕화만발 http://cafe.daum.net/duksan725' 운영)

 

지난 한 주 대다수 사립유치원들이 공금을 유용했다는 소식이 온통 들끓었습니다. 공금유용 (公金流用)이 무엇인가요? 국가나 공공 단체의 운영을 위하여 마련한 자금을 개인이 사사로이 돌려쓰는 일을 말합니다.


10월 11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3~2017년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감사에서 1,878개 사립유치원이 5,951건의 비리가 적발됐다고 발표하였습니다. 비리 행태를 보면 개인용도의 카드결제와 자동차세납부 등을 비롯해 심지어는 성인용품까지 구매할 정도로 우리가 접할 수 있는 비리란 비리는 다 하고 지내온 듯합니다.


적발 규모는 물론이거니와 상식을 뛰어 넘는 심각한 비리 백태에 교육기관의 도덕적 책무를 저버렸다는 비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감사 결과에 불복해 처분이 완료되지 않았거나 소송이 진행 중인 건은 명단에 포함되지도 않은 수치라고 합니다.


전국에 약 4,200여 개의 사립유치원이 있는데, 이번에는 1,878 개의 유치원만 자료를 받아 발표했다고 합니다. 전체의 1/2에도 미치지 못하는 유치원에서 90% 이상의 비리유치원이 있다면 나머지 조사발표에는 어떨지 감히 짐작해봅니다.


왜 이런 행태가 계속 반복되었을까요?


첫째, 회계시스템의 문제입니다.

사립유치원의 회계 방식은 원장이 직접 회계업무를 병행하는 곳이 절반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당연히 객관적인 회계 관리가 어렵고, 적발되더라도 업무 미숙이라는 이유로 ‘솜방망이’처벌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관행을 묵인하기에는 사립유치원에 지원되는 예산은 매년 2조원 이상으로 막대합니다. 유치원 한 곳당 5억 원에 가까운 금액인데 아직까지 제대로 된 회계시스템조차 마련되지 않고 유치원 원장들이 제출하는 서류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 더욱 문제입니다.


둘째, 정치적인 이유입니다.

정치적인 이유로 제대로 된 정책을 실현 못한 정치인과 교육계 관계자들 때문이라고 합니다. 전국 사립유치원 운영자와 원장들의 협의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는 교육기관이 관리 · 감독을 강화하려 할 때마다 막강한 지역사회 영향력 등을 바탕으로 극렬히 저항해왔습니다. 실제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정책 토론회’를 막으려고 현장에서 집단행동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사립유치원 통제나 감사를 강화할 때마다 국회와 교육부, 시 · 도 교육감 등을 상대로 줄기차게 로비를 벌인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정치인들이 표를 먹고 산다고는 하지만 영향력이 있는 단체에 끌려 다니며, 오랜 전부터 알고 있던 비리조차 해결하지 않는다면 많은 국민들이 가만히 있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할 듯합니다.


저는 젊은 시절 제 개인 사업을 해 왔기 때문에 국가의 지원금을 받아 본 일이 없습니다. 그러나《일원대도(一圓大道)》에 귀의(歸依)한 이후 원불교의 여러 단체에 책임을 맡고 공금을 써 왔던 때는 있었습니다. 그때에도 저는 공금을 제 손으로 집행해 본 적이 없습니다. 회계책임자에게 맡기고 그 대신 감독을 철저히 해 왔기 때문에 단 한 번도 공금 때문에 문제를 일으켜 본 일이 없었습니다.


공금과 사금을 구분할 줄 알아야 참 종교인입니다. 우리 원불교 30계문(戒文) 중, 보통급 십 계문에 <공금을 범하여 쓰지 말며> 라는 조항이 있습니다. 그리고 원불교《대종경(大宗經)》<교단품 38장>에서 소태산(少太山) 새 부처님께서 일반 교무에게 훈시하신 말씀이 나옵니다.「교화선상에 나선 사람은 물질을 주고받는 데에 청렴하며, 공금 회계를 분명하고 신속하게 할 것이요,」라고 공금과 사금을 구분 할 것을 지시하십니다.


모름지기 종교인이라면, 공사간의 경계를 분명히 하여야 합니다. 아무리 소액이라고 해도 조금 귀찮다는 이유로 공금과 사금 통장을 하나로 해서 헷갈리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면 이것은 참 종교인이 해야 할 바가 아니지요.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 1762~1836)은 평생의 목표로 ‘공렴(公廉)’이라는 대원칙을 삼았습니다. 다산은 공정하고 공평한 공무집행에 청렴이라는 도덕성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 때만 목민관은 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요. 다산은 청렴한 목민관의 모습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나의 친구 한익상(韓益相, 1767∼1846)은 가난한 선비다. 벼슬살이로 수십 년 동안 갖은 고생을 다했다. 만년에 경성판관(鏡城判官)이 되자, 친구들이 모두 그의 살림이 좀 윤택해질 것을 기뻐했다. 그런데 경성부에 부임해서도 한 결 같이 청렴결백하고 녹봉 5만∼6만전을 희사하여 굶주리는 백성들을 진휼하고 부역(賦役)을 감해주었다.


하찮은 일로 파면되어 돌아올 적에 관내 백성 5천호(戶)의 부로(夫老)들이 교외에 나와 전송을 해주고, 호마다 베 1필씩을 거두어 그에게 노자로 주었으나 모두 물리치고 받지 않았다. 돌아와 집안을 살펴보니 아궁이에 불을 때지 않은 지가 사흘이나 되었어도 끝내 후회하는 일이 없었다.”


한익상은 순조 7년(1807) 문과에 급제하여 낮은 벼슬에 전전하였기에 가난은 언제나 면할 길이 없었으나 후회하지 않고 탁월하게 청렴한 공직생활을 하였습니다. 그렇게 가난했지만 한익상은 녹봉까지도 더 가난한 백성들에게 희사했으며 그런 결과 임무를 마치고 떠나오던 날, 집집마다에서 주민들이 나와 환송해 줄 정도로 현명한 목민관 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니 다산이 칭찬을 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공금을 유용한 죄는 아비지옥(阿鼻地獄)에 떨어지는 과보를 받는다 했습니다. 공직자들은 청렴할 때에만 백성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집안에 식량이 떨어졌어도 전별금까지 사양했던 한익상 같은 목민관이 오늘에도 있다면 얼마나 세상이 좋아질 까요!


단기 4351년, 불기 2562년, 서기 2018년, 원기 103년 10월 23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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